*Toxic
*이정도는 15금쯤 될까? 잠궈야하나?

 

 


살갗을 훑어오르는 손길은 너무 뜨거웠다. 허리를 기어 가슴을 타고 목덜미를 지나 입술에 내려앉는다. 붉게 물든 귓볼을 몇 번이고 지분거리다가 날카로운 송곳니로 조심스럽게 깨무는 움직임에는 온 몸에 열이 붙을 정도로 오싹한 감각을 남겼다. 여가수가 없는 낡은 술집에는 가려지지 않는 외설적인 소음들이 허공 속을 하늘거렸고 작게 입을 맞추는 소리들은 독한 술을 머금은 술잔처럼 찰랑거리는 소리를 냈다. 작은 웃음소리와 질척이는 소음소리. 부시럭거리며 옷이 쓸리는 소리들. 스노우딘의 찬바람이 휘몰아칠 때마다 딸랑거리는 종소리들이 상황을 더욱 고조 시켜가고 있었다.

 샌즈는, 자신의 핏기없이 하얀 나신을 바테이블 위에 누인채로 눈을 굴려 허공을 바라보았다. 적당히 알콜이 들어가 알딸딸한 정신은 맨정신으로는 할 수 없는 일들을 벌이려고 하고있었다. 이를 테면, 말 없고 자상한 술친구와의 섹스라던가. 아니면, 핫한 외모만큼이나 정열적인 움직임으로 자신을 휘두르고 있는 남자와의 섹스라던가. 아니, 그것도 아니면.... 짧게 맞닿는 입술에 호응하듯 입을 벌리고 혀를 엉키면서도 샌즈는 계속해서 머리를 굴렸다. 뜨거운, 손을 가진 남자와의 섹스.. 라던가. 도륵도륵 굴러가는 눈동자 위로 뜨거운 입술이 살포시 내려앉는다. 샌즈는 기분좋게 눈꺼풀을 닫고 입술에 호선을 그렸다.

 지금 이 순간. 사랑하는 두 사람의 마음이 닿았고 몸이 닿았다. 부족한 용기는 술이 모두 해결해주었다. 한 번 입을 맞출때마다 진득한 타액과 함께 데킬라의 화끈한 맛이 녹아내렸고 상큼한 레몬과 소금의 짠맛이 혀위를 굴러다녔다. 온 몸이 열기에 휩쌓였고 손길이 닿은 곳마다 열꽃이 피었다. 그럼에도 샌즈의 눈동자가 허공을 헤매고 기쁜 마음으로 손을 뻗지 못하는 것은 그가 아직도 망설임을 놓지못했기 때문이었다.

 아, 젠장. 좀 더 취했으면 좋았을껄. 샌즈는 nn년의 인생에서 난생 처음으로 머리가 녹아버릴 정도로 술이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욕했다. 알콜의 도움으로 용기와 의지는 가득인데 아직 녹아내리지 못한 머리속 한켠은 망설임으로 가득했다. 인정하고 싶지않지만 그건 아마도 부끄러움이겠지. 통통하게 뱃살이 오른 자신의 육체에 대한 쑥쓰러움이 조금. 남녀사이간의 화합이 아니라는 사실에 불안감이 조금. 순수하게 사랑하는 이와 섞인 다는 첫 순간에 대한 부끄러움이 잔뜩. 이런 감정만큼은 술의 도움없이는 헤쳐나갈 수가 없는 법이었다. 그것도 아니면 다정한 연인이 한 순간에 짐승으로 변해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거칠게 안아주거나.

"...샌즈."
"...아아, 걱정마. 그릴비. 네가 핫할 정도로 섹시하다는 생각중이었어."

그러나 언제까지고 그런 마음으로 상대를 대할수는 없는 법이었다. 샌즈는 자신의 눈 앞에 불쑥 들이밀어진 얼굴을 쓸어내리다가 상대의 코끝에 걸린 안경을 뺏어들었다.

"guy, 얼른 너에게만 집중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샌즈는 안경다리의 끝을 살짝 깨물며 장난스럽게 웃어보였다.
아마도 그게 시발탄이었는지 조심스러울 정도로 정중하고 다정하던 움직임은 좀 더 거칠게 변했다. 몸 곳곳을 쓸어내리던 손은 이제 샌즈의 성감대를 찾아 거칠게 쓸어올리거나 문질러졌고 몸 여기저기에는 울긋불긋한 꽃자국이 남았다. 다정한 손길은 변하지 않았지만 성급하다고 느낄만큼 여유가 없는 움직임이었다. 그탓에 여유만만하던 샌즈의 얼굴에도 다급함이 서리기 시작한건 말 할 것도 없었다.

"흐윽..!"

본래 게으름을 제 인생의 모토로 여기는 만큼 성적 행위에 대해서도 별다른 관심을 가져본 적 없는 샌즈는 이처럼 황홀한 움직임과 다정함이 베여든 거침없는 손길을 겪어 본적이 없었다. 그가 아는 자신의 성감대라곤 자신의 생물학적 성을 알려주는 그곳과 조금 예민한 편이라고 여겼던 목덜미가 다였고, 몇 번 안되는 관계에서도 이토록 자극적인 기분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그만큼 샌즈는 그릴비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뜨거운 열기와 쾌락이 피어올라 어쩔 줄을 몰랐다. 망설임으로 차 있던 머릿속은 이미 하얗게 날아간지 오래였다.
앗, 흐으, 그,... 샌즈는 허공에서 휘적거리는 다리를 동동 굴리다가 자신의 다리 사이로 자리잡은 그릴비의 허리 위로 다리를 감았다. 쪽쪽 목덜미와 귓가에 정신 없이 퍼부어지는 키스와 가슴과 허리를 쓸어내리는 손길은 아찔해서 참을 수 없는 기분이 들게 만들었다. 머릿속이 빙글빙글. 짜릿한 감각들이 머리속 끝까지 타고 올라 한 가지 단어들을 내뱉는다. 원해.
안돼. 이봐, 이건 너무 하잖아. 이봐.

"GUY."

샌즈는 벌겋게 달아오른 눈가를 그릴비의 가슴팍에 문지르며 자신의 다리를 꾸욱 잡아 힘을 주며 천천히, 그리고 은근하게 자신의 것을 문질렀다.

"이제 네것을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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