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쓰려다보니 후다닥..

*수위 애매하다...



파피루스는 코끝을 스치는 단 냄새에 인상을 찡그렸다. 추운 바람 냄새와 냉기만 가득한 스노우딘에서는 우연이라도 이런 달콤한 향기가 풍길 리가 없다. 농익을 대로 농익어 잔뜩 물러버린 과실냄새. 머리가 지끈 거릴 만큼 단 냄새는 수컷의 더러운 욕망을 끌어내기에 충분할 만큼 짙고 달았다. 파피루스는 발걸음이 가까워질수록 더욱 진해지는 냄새의 근원지를 떠올리며 작게 혀를 찼다. 생각해 볼 것도 없이 뻔했다. 샌즈. 제 어리석은 형.

태어나는 생명의 수만큼 죽어가는 생명의 수가 더 많은 지하세계의 생태계 탓인지 괴물들에게는 성별과 상관없이 번식에 특화된 다른 성이 있다. 제 3의 성으로 분류되는 그 성질을 괴물들은 ‘오메가’ 와 ‘알파’로 나누어 불렀다. 샌즈는 그 중 오메가였다. 그것도 우성 오메가. 번식을 위해 특화된 육체를 가지고 있는 ‘남자’ 오메가.

파피루스는 오메가를 싫어한다. 그것들은 벌을 꼬여내는 꽃이었다. 언제든 번식에 맞게 발달된 육체를 내어줄 준비를 하고 있는 타고난 창녀들. 그들의 이성이나 마음과는 상관없이 그들은 잘 준비된 아기집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때가 되면, 한 달에 한 번 그들은 발정기의 짐승마냥 열기에 휩싸여 이성을 잃었다. 단순하게 스스로의 열기에 못이기는 정도가 아니었다. 그들은 자신의 짝으로 만들어진 알파들을 끌어들였다. 그들의 성욕을 부추기고 다리를 벌려 깊은 곳으로 인도했다. 입은 안 된다고 말하면서도 알파의 손길 한 번에 자지러지며 울음을 토해냈다. 파피, 파피.. 파피루스는 타액이 뚝뚝 흘러내리는 입으로 자신을 애타게 부르던 샌즈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건 파피루스의 인내심으로도 참기 힘든 음란함을 가지고 있었다. 성가시게. 파피루스는 걸음을 재촉했다. 지금도 제 방에서 눈물을 쏟아내며 자신을 불러댈 제 형의 달은 몸을 식혀주지 않으면 제 집으로 몰려든 알파들에 의해 집이 박살날지도 몰랐다.


*


엄중하게 잠가둔 문을 열자 눅진하게 녹아든 열기와 단 냄새가 순식간에 파피루스의 몸을 감쌌다. 씨발. 파피루스는 빠르게 문을 닫았다. 우성오메가가 풍겨대는 페르몬 냄새에 압도되어 다리가 후들거릴 지경이었다. 이 멍청한 놈은 도대체 뭘 했길래 이지경이 될 동안 연락도 안 한 거야. 힘이 들어간 발끝이 쿵쾅거리며 계단을 올랐다. 샌즈! 이 멍청한 개새끼!


“파피이... 파압..”


과연 파피루스의 예상대로 샌즈는 자신의 침대 위에 웅크린 채 몸을 떨고 있었다. 이미 한계치까지 달아오른 건지 자신을 바라보는 눈이 심상치가 않다. 헤 하고 벌어진 입에서 타액이 흘러내렸다. 파피이...? 땀과 눈물과 타액으로 젖은 이불 시트 위에서 몽롱하게 풀린 몸을 웅크린 채로 제 몸을 달래기 위해 필사적으로 스스로를 애무하고 있던 샌즈의 손끝이 파피루스를 불렀다. 파피이.. 파피이이이.. 얼른, 얼르은... 히익, 힉..! 파피이... 얼른, 얼른 여기에 박아줘어..! 울음소리 같은 신음소리가 파피루스의 귀를 괴롭혔다. 멍청한 새끼. 파피루스는 성큼 걸음을 옮겼다. 파피루스에게 닿기 위해 몸을 움찔거리던 샌즈가 침대 위에서 굴러 떨어지기 전에 파피루스는 재빨리 샌즈를 제 품에 안을 수 있었다.


“파피... 제바알... 얼른.. 착하게, 착하게.. 기다렸어.. 얼른, 얼른.”

“보채지 마.”

“빨리.. 빨리이...”


이제, 안 돼, 가려워, 뜨거워. 파피, 빨리. 빨리. 쩍 벌어진 입이 파피루스의 입을 찾았다. 톡톡 부딪히는 이빨이 쨍하고 아플 정도였지만 샌즈는 성급히 입을 벌려 혀를 내밀었다. 혀끝이 파피루스의 날카로운 송곳니를 핥고 살짝 벌어진 이사이로 파고들어 그 속에 얌전히 잠들어 있던 파피루스의 혀를 질척하게 감싸며 온 힘을 다해 매달린다. 파피루스의 텅 빈 눈 사이에서 빨갛게 빛이 나는 안광이 샌즈를 훑었다. 질척하게 물을 흘리는 아래와 후들후들 떨리는 몸으로 매달리는 암컷. 아기집을 가기고 있는 타고난 남창. 벌을 유혹하는 꽃. 파피루스의 손이 샌즈의 어깨에 닿았다. 힛...! 단지 손끝이 닿았을 뿐인데도 반응하는 몸은 파피루스의 손이 이끄는 대로 침대 위로 물러났다.


“얌전히 다리나 벌려.”

“파피이이..”


하얀 뼈가 쉽사리 파피루스의 손안에 잡혔다. 쉽게 벌어지는 다리 사이로 파고든 파피루스는 서둘러 제 오른손의 장갑을 벗었다. 길고 뾰족한 손끝이 보이지 않는 살을 가른다. 입을 쩍 벌린 샌즈가 신음소리도 내지 않고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순식간에 주욱 살덩이로 가르고 들어간 손끝이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었다가 다시 천천히 빠져나왔다. 미끌거리는 내벽이 놓치지 싫다는 듯 딸려 나오려 하는 것이 느껴진다. 손가락을 조이는 그 감각의 제 성기를 조이는 감각을 쉽사리 떠올리게 했다. 흐아아앗, 흐아앙, 아, 파피이, 파압..! 파피루스는 열기에 흐르는 땀이 제 턱 끝에서 떨어지는 것을 느끼며 다시 한 번 더 깊은 곳으로 손끝을 밀어 넣었다. 덜컹거리는 육체가 크게 뛰었다가 침대 위로 늘어졌다. 눈물과 신음을 쏟아내는 소리가 야하다. 씨발. 파피루스는 발기한 제 물건을 샌즈의 다리에 부볐다. 이 미친 개새끼. 파피루스는 욕설을 내뱉으며 이성을 유지하기 위해 애를 썼다. 그가 아무리 열성 알파라고 할지라도 제 아래에서 신음하는 오메가를 지켜보며 성욕을 참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파피루스는 턱끝까지 차오르는 숨과 성욕을 억누르며 손끝을 구부렸다.


“하아아으으읏, 히, 아, 아, 앙, 아..!”

“시끄러워.”


턱 하고 입술을 막은 나머지 손과 함께 샌즈의 속 안을 긁어대던 손가락이 빠르게 피스톤질 하기 시작했다. 치켜 올라간 발끝이 허공에서 흔들린다. 샌즈는 눈물을 쏟아내며 쾌락에 울부짖었다. 점점 강하게 조여오는 내벽이 손길에 따라 길을 만든다. 좋아, 너무 좋아... 쾌락에 쉽게 함락 당하는 몸은 제 몸을 들쑤시는 손길에도 반응하며 절정에 달해가고 있었다. 이대로 절정에 달한다면... 싫어. 이번만큼은. 샌즈는 터져나오는 눈물과 함께 제 동생에게 매달렸다. 파피, 안에, 안에, 안에, 넣어줘, 안에 싸줘. 파피, 파피 꺼, 넣어줘, 이거 부족해. 제발, 파피, 파피, 이대로 절정은 싫어, 얼른, 빨리, 파피, 넣어줘, 안에, 파피랑, 이번엔, 아, 읏, 아아아..!

뒤로 꺾인 턱 끝이 바르르 떨렸다. 가장 느끼는 부위가 엉망으로 들쑤셔져 절정에 달하는 기분은 눈이 돌아갈 정도로 기분 좋았다. 샌즈는 입을 벌리고 크게 숨을 쥐어짜내고는 침대 위로 늘어졌다. 발끝부터 머리까지 저릿한 절정의 쾌감으로 벌벌 떨려왔다.


파피루스는 풀린 눈 속에서 쏟아지는 눈물을 가볍게 혀로 핥고 천천히 손가락을 꺼냈다. 주르륵 젖은 손가락이 미끈거린다. 그리 좋은 기분은 아니었기 때문에 다시 인상을 찌푸리며 숨을 헐떡이는 샌즈를 내려다보았다.

발정기의 오메가는 거의 제정신이 아닐 정도로 상대를 원하게 되지만 한 번 정도 절정에 달하고 나면 조금씩 본래의 몸으로 돌아왔다. 아직 제정신은 아니지만 이정도면 충분하겠지. 파피루스는 질척해진 손을 샌즈에게 물려 핥게 한 뒤 등을 돌렸다. 뒤처리는 제 몫이 아니었고 이대로 오메가 냄새에 취해 제 형을 탐할 생각도 없었다. 시발. 개새끼. 오메가라니. 형제가 오메가와 알파라니. 이성 대신 성욕에 몸을 맡기는 가련하고 더러운 족속들이 자신이라니.

파피루스는 그게 끔찍하게도 싫었다. 이 거친 지하세계에서 이성 대신 본성에 몸을 맡긴 채 살아가는 그것들이, 그는 끔찍하게도 싫었다. 자신과 형을 포함해서 모두.

조금씩 정신이 돌아오는 샌즈가 잔 쾌감에 몸을 떨며 파피루스를 불렀다. 파피. 가지마... 오메가는 발정기 때 감정이 극히 불안정하다. 파피루스는 싸늘하게 제 형을 바라보았지만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본래라면 제게 부탁의 말도 허락하지 않을 파피루스였지만 샌즈가 발정기일 때의 한해서는 포용의 범위가 넓어진다. 헛소리 하지 말고 쳐 자. 샌즈의 텅 빈 눈구멍에서 서러운 눈물이 떨어줬다. 하지만, 파피. 쯧. 파피루스 가볍게 혀를 찼다. 이 이상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샌즈의 말끝이 흐려진다. 가볍게 떨궈진 고개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너의....

파피루스는 흐느끼는 울음소리를 뒤로 하고 방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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