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포기 글

*언제나 야한 본브로가 보고싶은데 쓸 수가 없다_-_-)_

 

 

 

자신의 형이 어리다는건 사실 별 문제가 아니었다. 샌즈는 파피루스보다 키가 작고 과할정도로 천진난만하며 사랑스러웠지만 그래도 완벽한 성인이었고 심지어 파피루스보다 (당연하지만) 더 많은 시간을 살아왔다. 하는 짓은 어려도 아는 것과 모르는 것, 해야 하는 것과 해서는 안 되는 것을 구분 할 줄 알았고 오히려 어린 생각 탓에 선악에 대한 문제나 예의범절에 대해서 더 예민하게 굴었다.

생김새가 전부 제각각이라 겉보기로는 나이를 구분하기 어려운 괴물들은 간혹 샌즈의 어린 모습과 작은 몸집을 보고 그를 동생이라고 착각하는 일들도 있었지만 그것 역시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았다. 파피루스는 언제나 그를 꼬박꼬박 형이라고 불러주었고 착각을 하는 다른 괴물 앞에선 자신의 형이 기분 나빠하지 않도록 차근하게 설명해주었다.

 

그러면.

그럼 문제가 되는 게 뭘까.

왜 고민하고 있는 거지?

파피루스는 필터를 잘근잘근 씹어 물다가 차마 불을 켜지 못 한 라이터를 집어던지고 담배를 뚝 분질렀다. 헉헉 가빠오려는 숨을 눌러 삼키느라 왼쪽 3번째 갈비뼈에 통증이 이는 듯 한 착각이 들었다. 눈이 시리도록 하얀 머리카락이 눈앞에서 일렁거린다. 파피루스는 방금 전까지 담배를 들고 있던 손으로 그 머리를 살짝 토닥였다.

 

"파피이-..."

 

잔뜩 울상을 짓는 목소리가 쪼르르 자신을 향해 달려든다. 토닥이는 손짓에 어리광을 부리려는 듯 숙여져 있던 고개가 들리고 잔뜩 울상이 된 샌즈가 혀를 쭉 내민 채로 양 손을 펼쳐 보이며 파피루스를 바라보았다. 발갛게 달아오른 양 볼이 사랑스러웠다.

 

"이거 힘들어어... 언제까지 해야 돼?"

 

이거 계속 해야 돼? 그냥 다른 거 하자, 응? 샌즈는 퍽 힘이든지 작게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질척이는 액체로 번들거리는 손과 입술을 보고 있자니 속이 끓어오른다. 파피루스는 칭얼거리는 샌즈의 입술에 입 맞추고는 어르는 목소리로 대꾸했다. 샌즈. 형. 비린 맛이 번진 입 안이 달았다.

 

"조금만 더 해 봐."

 

이잉, 샌즈는 파피루스의 대답이 마음에 안 드는지 울상을 지었지만 다시 고개를 숙인다. 파피루스는 다정한 손길로 샌즈의 머리를 쓸어내렸다. 샌즈는 어리광이 심하고 고집도 강하지만 파피루스의 말은 잘 따랐다. 아마도 형으로써 동생의 부탁을 거절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 했는데 정말이지 착한 형이 아닐 수 없었다. 바보 같을 정도로 사랑스러워. 다른데 가서도 이러면 안 되는데. 파피루스는 담배 대신 샌즈의 하얀 머리카락으로 채운 손끝을 휘감았다가 다시 풀었다. 배덕감이 등을 타오른다. 그 뒤에는 오금이 저릴 정도로 오싹한 쾌감이 그 뒤를 따라 목덜미까지 타올랐다. 그는 스스로도 이해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쾌감에 사로잡히는 것을 느꼈다.

 

죄악감도 괴물의 욕망 앞에선 고양이 앞의 쥐가 된다.

죄악에 짓눌릴 거라면 평생 꿈도 안 꿨겠지. 오히려 그의 속에 있던 작은 어둠이 죄악감을 먹어치우고 끔찍한 욕망을 키웠다. 가끔 어떤 죄악들은 커다란 욕망을 주기도 하니까. 그래서 그는 자신의 욕망에 솔직해 지기로 했다. 하하, 죄악감이라니. 웃기지도 않지.

금세 질척이는 소리가 좁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작게 할짝이는 소리나 코맹맹이 섞인 소리가 작게 컥컥 거리기도 했지만 소음이 멈추는 일은 없다. 그저 시키는 대로 제 역할에 집중하는 사랑스러운 자신의 피붙이의 모습만 가득할 뿐이다. 아, 형. 착한 우리 형. 착하기도 하지. 몸이 작은 게 아쉬워. 조금만 더 컸다면 좋았을 텐데.

 

결국 파피루스의 불만은 이거였다. 어리고 착한 형을 꾀서 정을 통하는 것까진 좋았지만 타고난 신체적 차이를 줄이긴 힘들다는 것. 하려고하면 못 할 것도 없었지만 샌즈가 겁을 먹고 도망가 버리는 상황도 염두 해두어야 했다. 안 그래도 작은 입으로 제 것을 담느라 애를 쓰고 있는데. 더 좁은 곳에 파고들기엔 이 몸이 너무 작지 않을까. 이미 제 형제에게 못 할 짓을 하고 있지만 이 이상 괴롭게 하거나 아프게 하고 싶진 않다는 생각은 있었다. 그래도 결국엔 자신의 사랑하는 형제니까.

 

“하아...”

 

그는 나른한 숨을 토해냈다. 자신의 것을 감싸는 감촉은 충분하게 기분 좋을 만큼 따듯하고 다정했다. 하는 게 영 서툴러서 잘한다고는 볼 수 없었지만 오히려 그게 더 좋았다. 그것마저도 샌즈 같았다. 샌즈. 잘하고 있어. 간간히 나오는 칭찬에 작은 머리가 힘을 입어 열심히 움직인다.

뒤로 푹 꺾인 고개를 등받이에 기댄 채로 그는 눈을 감았다. 자신의 어린 형은 이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런 행위가 잘 못 되었다는 걸 알고 있을까. 아무리 성적으로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어리지 않은 괴물은 직감적으로 알고 있지 않을까. 아니면 단지 자신의 부탁만으로 이런 행위가 가능하다면.

그렇다면.

계속 이렇게 있어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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