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테일

펠그릴비펠샌펠팝 삼파전

체리롤 2016. 3. 17. 03:56

*쿤님이 원하시던 빗치데드섹시 펠샌즈. 펠샌즈가 일부러 다른 괴물을 꼬시고 펠팝한테 들켜서 약올리는거 였는데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네여.

*펠그릴비-펠샌-펠팝 삼파전

*뒤로 갈수록 정신을 놓았더니 문체가 조금 달라집니다. 이상한 부분을 느끼 실 수 있습니다.

*여전히 짧고, 여전히 어색한 마무리.

 

 

 

 

*흐... 후후.. 후... 좋아, 잘..하네...

 

발끝을 기어오르는 뜨거운 감촉에 나른한 숨을 토해내던 샌즈는 별안간 웃음을 터트렸다. 할짝거리는 야한 소리가 좁은 방안을 가득 채우고 발아래 밟혀오는 타인의 살결은 생각이상으로 뜨거워서 화상을 입을 것 같다. 훅 끼쳐오는 땀 냄새와 알콜 냄새, 이미 피에 섞여든 약은 이성을 마비시키고 정신을 장악했다. 빙글빙글 붕 뜬 정신은 하늘을 날 것 같았고 묘한 흥분감과 고양감에 세어 나오는 웃음은 멈추지 않았다. 벌어진 입술이, 뜨거운 혀가, 발끝을 감싸고 발가락 사이로 파고드는 감각은 온 몸이 짜릿할 정도로 기분 좋았다. 즐겁지 않을 리가 없었다. 약이 동반된 정사는 언제나 땅 끝까지 떨어진 기분을 즐겁게 바꿔주는 마법 같은 물건이었다.

후으... 잔뜩 달아오른 숨을 삼키던 샌즈는 자신의 검지를 잘근 깨물며 제 발밑에 있는 이의 안색을 살폈다. 공손히 샌즈의 발을 받쳐 들고 발등과 발가락을 핥는 남자의 얼굴이 보인다. 평소답지 않은 절박하고 진중한 표정. 흥분하기는 이쪽도 마찬가지인지 잔뜩 성이 난 성기는 부끄러운 줄 모르고 부피를 키워나가고 있다. 아, 그릴비. 잘근잘근 깨물던 손끝을 들어 보랏빛에 가까운 머리카락 사이로 끼워 넣자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손끝에 감겨오는 게 느껴졌다. 샌즈는 웃음 지었다.

 

*착하지.

 

약에 취한 샌즈는 시종일관 웃음을 멈추지 않는다. 언제나 땅 끝을 향하던 눈동자는 위험하게 번뜩이며 가늘게 접혀들고 입가에 흘러내리던 타액은 이제 타인의 타액과 섞여 입술을 뒤덮고 있었다. 그릴비는 상냥하고 정성스럽게 발끝을 담고 있던 입술을 풀어 샌즈를 바라보았다.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가 그릴비를 압도하고 있었다. 무릎을 꿇어. 내 발등에 키스해. 그러면 좋은 걸 줄게. 동물을 조련하는 사육사처럼 제 몸을 대가로 상대를 무릎 꿇린다. 겁먹고 주눅 들어 있던 몸짓은 어느새 야한 페르몬을 풍기며 상대를 유혹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릴비는, 이 남자는 자신이 그런 샌즈에게 ‘선택’ 되었다는 사실에 기뻐하고 있었다.

 

*샌지.

 

나의 주인. 다음은 뭘 해줄까?

제 동생 말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굴던 남자가 술에 살짝 섞여든 약에 이렇게 까지 바뀔 수 있을까. 그릴비는 상냥한 손길에 발등에 입을 맞추며 생각한다. 이건 타고 났다고 밖에 표현 할 수 없다. 그의 형제에 의해 억눌려있던 그의 본 모습. 그만큼 약에 의해 개방된 샌즈의 매력은 상상이상이었다. 그는 오만한 군림자였고 사람을 홀리는 요부였다. 손끝 하나로 스노우딘 최고의 남자라는 그릴비를 부리는 것만으로 그 가치를 인정해 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릴비는 혀로 입술을 훑으며 조금씩 샌즈의 몸을 타고 넘었다. 발끝과 발가락, 발등, 발목, 사랑스러운 정강이, 허벅지, 그리고 치골. 아찔한 자리까지 다가간 입술은 크게 벌어지며 웃음을 쏟아낸다. 그런 그릴비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는 손길 또한 웃음기에 젖어 있었다.

넘실거리는 불꽃이 아가리를 쩍 벌린다.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집어 삼키기 위해 참고 인내하며 기다린다. 최고의 주인이 그에게 허락을 내리길 기다리며, 그릴비는 뜨겁게 빛나는 눈동자로 샌즈의 모습을 훑었다. 자, 어서 명령을.

 

*착한, 나의 불꽃. 응... 좋아. 응...

 

먹어.

그릴비는 거부하지 않았다. 당장 벌어진 입술로 샌즈의 허벅지를 베어 물고 손을 뻗어 그 살결을 더듬었다. 사육사의 조련 다음에는 난폭하고 난잡한 식사가 이어질 시간이었다.

그릴비는 숱하게 탐해왔던 자신의 연인들의 몸의 굴곡을 떠올리며 샌즈가 느낄만한 부분들을 어루만졌다. 가슴, 겨드랑이 밑 안쪽 부분, 팔뚝의 여린 살과 샌즈가 깨물어 대는 통에 잔뜩 타액에 젖은 손가락까지. 어느 곳을 훑어도 달고 어느 곳을 탐해도 만족스럽다. 잔뜩 흉이 지고 딱지가 진 몸은 타인의 몸과는 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었고 자꾸만 그릴비의 손끝을 불러왔다. 여기를 만져줘, 저기를 만져줘. 애원하는 듯 제 존재를 뽐내는 몸뚱이가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왜 이제야 깨닫게 된 건지. 네가 이렇게 매력적인 남자라는 걸. 샌즈의 터져 나오는 신음들이 허공을 울리기도 전에 그릴비는 급하게 그 숨을 들이키면 만족스럽게 그르렁거렸다.

 

*아, 학, 으.. 흐으.. 그릴비..

*응, 샌지.

*빨리.... 윽... 흐읏..

 

샌즈의 눈동자가 위험하게 반짝인다. 그 어느 때보다 생기가 도는 눈동자에 타인의 인영이 걸리는 것을 그릴비는 똑똑하게 보았으나 멈추지 않았다. 다물리기 위해 애쓰는 입술이 입 꼬리를 끌어올리고 웃음을 삼키는 것을 혀로 핥아 제 입안에 가두었고 벌어지는 다리가 제 허리에 감기는 것을 기쁘게 받아 들였다. 선명하게 느껴지는 샌즈의 것을 자신의 것과 부비며 야한 질척임으로 젖어들 때까지 그릴비는 샌즈의 몸 이곳저곳을 탐험하고 배회했다. 섹스는 질척이면서도 난잡하게. 위험한 밤을 즐기는 어른들에겐 최고의 선택이었다.

샌즈의 손이 그릴비를 끌어당긴다. 아직 벗겨지지 않은 셔츠 위로 손을 더듬고 반쯤 풀어진 넥타이를 입에 물고 야하게 웃어 보인다. 도발하는 움직임에 그릴비의 흥분감은 극에 달했다. 그릴비는 서둘러 자신의 셔츠를 걷어 올리고 축축하게 젖어든 샌즈의 브리프 안으로 손을 넣으려고 했으나,

 

 

 

*윽?!

*아, 핫!

*미친 새끼야!

 

확 당겨진 옷깃에 목이 졸리는 기분을 느끼기를 잠시, 어느새 등 뒤로 밀쳐진 그릴비는 땅을 뒹굴고 있었다. 무슨 일이지?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에 당혹감이 물들고 영문을 모르는 눈동자가 뒤집힌 세상으로 샌즈의 인영을 눈을 쫓을 때 쯤 고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그릴비는 놀란 눈을 크게 떴다. 저게 왜 저깄어.

 

*내가 또 이딴 거 입에 대면 집에서 내쫓겠다고 했지!

*아-... 파피.

*미친놈이!

*그치만 파피-.

 

파피는 이런 거 안 해주잖아. 아직 약에 취한 샌즈가 자신을 내려다보며 소리를 지르는 파피루스를 바라보았다. 아직 아무것도 안했는데. 저 멀리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그릴비와 눈이 마주친 샌즈가 살짝 손을 흔든다. 미안, 그릴비. 파피가 와버렸어.

이미 저 멀리 내팽개쳐진 옷가지를 챙긴 파피루스가 빠른 손길로 샌즈의 나신 위로 점퍼를 걸쳐주었다. 짜증 섞인 욕설과 잔소리가 샌즈의 귀를 괴롭혀 댄다. 샌즈는 가볍게 나른한 얼굴로 인상을 찌푸린 채 파피루스의 잔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 모습에 파피루스가 인상을 왈칵 구기며 외친다. 빨리 나가자! 잔뜩 화가 난 파피루스의 손이 매섭게 샌즈의 팔목을 붙잡았다.

 

*뭐? 어딜가.

 

이봐.

이봐, 브라콤. 지금 샌지는 내 타임이거든?

어느새 몸을 추스르고 일어난 그릴비가 그르렁 거리며 파피루스의 앞을 막았다. 파피루스의 얼굴이 전에 없을 정도로 무섭게 바뀌었다. 제정신이 아닌 형을 간수하는 것만으로도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데 제 형이랑 붙어먹던 놈이 제 앞을 막는 다는 사실에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분노가 치밀어 오른 탓이었다. 죽고 싶어? 파피루스는 부들부들 떨려오는 주먹을 움켜쥐며 말했다.

너야 말로. 그릴비가 위험하게 눈을 빛낸다. 파피루스는 꽉 잡았던 샌즈의 팔목을 놓아주었다. 뒷 세계의 규칙. 죽거나, 죽이거나. 자신의 형이 저지른 일은 자신이 치워야지. 파피루스는 얼굴의 흉터가 일그러질 정도로 미소를 지어보였다. 제 뒤에서 자신들을 구경하고 있는 자신의 형은 조금 있다 집에서 나쁜 시간을 보낼 것이다.

 

*뒤졌어. 좋은 시간을 보내게 될 거다.

 

파피루스가 눈을 번뜩였다.

이로써 삼파전의 시작. 5초전.